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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aring/infosharing

단돈 500원으로 발렌타인 코스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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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와 함께 무료하고 멍한 오후를 보내고 있던 중 나의 찐친 파랑새가 톡을 보내왔다.


나는 '00데이'를 작게나마 챙기는 편인데, 이번 발렌타인 때는 뭘 해주어야하나 머릿속으로 대충 스쳐간 뒤로 별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파랑새가 카톡으로 아이디어를 보낸덕에 갑자기 멍 때리고 있다가 벌떡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더랬다.

창동역 앞 알파문구를 향해 가는 동안 머릿속으로 어떻게 만들지 생각했다.
'빨간 부직포를 사서 동그라미 두개를 자른 후, 옆구리를 이어 실로 꼬매고, 앞주머니도 만든 후에 초콜렛을 넣어주어야지! 그리고 왕관처럼 만든 후에 가운데 동그란 초콜릿 모양으로 잘라서 붙여야겠다.'

알파문구에 도착해서 부직포를 찾아보는데 왠걸..? 1yd 당 4천원이란다...
부직포만 4천원... 어떻게 보면 그리 비싼건 아니지만 갑작스러운 단발성 이벤트 치고는 뭔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류쪽으로 가보았다. 지류도 도톰한 종이는 2천원씩 했다.

정말 한~~~~참을 종이 앞에서 어슬렁대다가 일단 그냥 나와서 이마트로 친환경 쇼핑백 보증금을 받으러 갔다. 500원을 환불받고, 초콜릿을 사러 갔다.

초콜릿도 내가 사고자 하는 형태의 m&m은 용량도 크고 가격도 무슨 8천원씩이나 하는지... 너무 하다.
그렇게 마트에서도 한~참을 돌다돌다 남편이 좋아하는 킨더초콜릿 제일 싸...ㄴ… 작은 것으로 구매했다.

그리고 다시 알파문구로 간 뒤 4절 빨간 종이를 이마트에서 환불받은 500원으로 구입했다.
종이를 구매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각했다.
'왕관모양은 원래대로 만들고, 빨간 타이즈를 입히고 상의에는 종이를 동그랗게 잘라서 그냥 붙여야겠다.'

일단 왕관 먼저 만들기로 했다. 마침 전날 영유아검진이 있어서 아가 머리둘레를 쟀는데 40cm 였다.
종이를 최대한 아껴서 써보려고 종이의 짧은쪽 사이즈를 재보았으나 40cm가 조금 안됐다.


그래서 긴쪽으로 약 5cm 두께로 자른 후 아가 머리 둘레만큼 말아서 매직 스카치테이프으로 부착했다.

처음엔 저렇게 만들고 앞에 남는 종이로 초콜렛 모양을 만들어 붙이려했으나 남은 종이 전부를 옷에 사용하는 바람에 저 종이 내에서 해결해야만 했다.

그래서 이마 부분에 동그랗게 자르고 양옆을 접어서 왕관을 만들었다.

머리띠 완성!

머리띠 완성샷을 파랑새에게 보냈더니 칭찬해주었다 ㅋㅋㅋ나도 만족...!!


그 다음엔 옷,
원래 생각했던 동그랗게 잘라서 그냥 기존 옷에 붙이는 형태로 하기엔 뭔가 또 아쉬운 느낌이다.
그래서 소패키지처럼 네모로 앞뒤를 연결해 붙이는 것으로 변경했다.
아가 몸통을 가릴 정도의 크기로 두 장 나오도록 접어서 잘랐다.맨 끄트머리는 혹시나 연결끈으로 쓸 수 있을까싶어서 고이 냄겨두어봤지만, 너무 짧아서 사용할 순 없었다.


그리고 연결고리는 선물 포장에 딸려오는 리본을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는데 여기에 유용하게 사용해보기로 했다.


다 연결 한 후 지난번에 아가 100일 토퍼를 만드느라 사뒀던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렸다.
m&m 캐릭터가 그리기 아주 쉬웠다. 정말 초간단 이벤트! 발렌타인 코스튬이 완성되었다.


자! 이제 이걸 아가한테 입혀야하는데... 하필 아가가 기분이 안좋다..
마치 "네 남편인데 왜 내가하냐아~~~~나 하기 싫어~~~~" 이런 느낌이랄까

찡찡쨍쨍 하기싫어어어어

어느덧 남편이 오기 5분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나랑 같이 입으려고 끈을 조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도어락 비번 틀리는 소리가 한번 나서 진짜 후다닥 아가랑 같이 입고 나가서 이벤트에 save 할 수 있었다.

후다닥 코스튬 완성!!


다행이도 아빠가 왔을 때 아가의 기분은 좋아져서 저런 귀염터지는 샷을 남길 수 있었다.
그치만 나는 찍힐 계획이 아니었으므로... 무방비상태..엄마는 씻지도 않고 꼬죄죄하다..

아무튼 급 준비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이벤트였어서 성공적이었다.

귀여워 미쳐

베지채블
베지채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