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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aring/infosharing

백일떡 백설기 떡케이크 셀프제작기 (feat.다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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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6일 화요일,
우리 솜이가 벌써 백일이 되어서 어떻게 준비할까 그전부터 고민했다.

사실 백일은 옛날에 아가들이 백일까지 버텨주지 못해서 백일까지 잘 왔다 ~~ 하는 의미로 백일잔치를 했겠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크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정말 간소하게 준비하려고 했다.
그런데도 백설기떡은 직접 만들어주고 싶은데 너무 일이 커지지 않게, 비용은 최대한 저렴하게 하고 싶어서 유튜브나 블로그 등 여러 가지를 참고해서 내 식대로 만들기로 하였다.

[백설기 떡케이크 준비물]

습식 멥쌀가루 500g
소금 6g
설탕 45g
물100g
밀가루 채반
찜기
면포 큰 거 1장 작은 거 1장


떡케이크 만들기의 가장 기본이 되는 습식 멥쌀가루를 구하려고 떡집을 돌아다녔는데 웬걸? 당연히 쉽게 구할 거라 생각했던 쌀가루가 없다...!! 마트에서 건식 쌀가루라도 구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찾지 못했다.
인터넷으로 시키기에는 당장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 난처한 와중에, 찾아보니 쌀가루를 직접 만들 수도 있다고 해서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진짜 셀프 습식 멥쌀가루 메이킹…. 해보자!!

 

D-4, 연습 돌입!

1. 쌀가루 만들기
우선 본식(?)에 앞서 연습으로 만들어 보자며 대충 눈대중으로 계량해서 시도해보았다.
쌀을 밥통살 때 줬던 작은 플라스틱 계량컵으로 120ml*3컵 넣은 총 360ml를 6시간 동안 물에 불리고 1시간 동안 물기를 뺀 후 믹서기에 갈았다.

쌀불리기 (6시간) > 물빼기 (1시간) > 믹서기에 갈기


2. 쌀가루에 물주기
그리고 곱게 잘 갈렸는지 채에 한번 내렸다.
연습할 때 정말 최최최소 비용으로 해보겠다고 채반도 안사고 집에 있는 손잡이 달린 거름채로 했더니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손으로 가루를 내리는 과정에서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들었다. 채반만 고정되면 가루는 금방 내려가기에, 추후 채반은 구매하기로 했다.

1차 채에 걸러지지 않은 쌀 알갱이들은 모아서 다시 갈아주었고, 한번 내려진 가루에 물 100g을 주고 다시 채에 내렸다.
원래 물주기 후에 뭉친 쌀가루들을 비벼 물이 골고루 스미도록 했어야 하는데 어차피 채에 내리면서 뭉친 게 풀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얕은 생각으로 꼼수를 부렸다.

그리고 채에 내려진 가루를 한 줌 쥐어 위로 통통 튀겼을 때 쉽게 안 부서지면 물주기가 잘 된 거라고 해서 1번 내린 것으로 쌀가루는 준비해두었다. (아마 내가 물주기를 한 번만 하고 싶어서 안 부서지게 조심히 통통 튀겼을지도 모르겠다....ㅋㅋ)

3. 설탕 투입
이제 설탕을 넣어야 하는데 집에 있던 갈색설탕으로 넣으면 더 달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갈색빛이 많이 안 나면 그냥 갈색설탕을 쓰려고 투입하였더니 가루가 바로 누렇게 변해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진짜 막무가내 우당탕탕 연습이다 ㅋㅋ
용량도 생각보다 많이 넣어야 한다길래 한 3스푼 듬뿍 넣었다.

쌀가루 180g에 갈색설탕 3스푼 듬뿍!!

4. 케이크 틀 잡고 찌기
찜기 안에 일명 '삼발이'를 넣고 그 위에 젖은 면포를 올려야되는데 뚜껑에 쓸 면보를 1개만 사버려서,
아래에는 뭘 깔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아기 가제수건으로 깔으라 해서 손수건을 깔고 준비했다.

나는 남편에게 굿 아이디어라며 극찬했다. 크-

유튜브에서는 틀에다가 미리 가루를 다 채워 넣고 준비를 해둔 다음, 물이 끓어오를 때 찜기 위에 올렸는데
나는 또 꼼수를 부린다고 찜기를 끓여둔 후에 바로 그냥 찜기 위에 가루를 채워 넣었다.
본격적으로 찌기 전에 틀이 잘 빠지도록 가루와 틀 사이에 유격을 준 후, 면포로 묶은 뚜껑을 닫고 10분 익힌 다음 틀을 제거한 뒤에 다시 15분을 쪘다.
그리고 뜸 들이기를 까먹고 그냥 바로 불을 끄고 뚜껑을 열었다.

결과는....!!
위아래가 엄청 맨질 맨질 해지고, 식감은 다소 퍽퍽 & 딱딱했다.

연습용 떡케이크, 누렇고 딱딱하다.

 

 

D-1, 재 연습...?!! 아니고 실전 떡 만들기

연습 때 무엇이 문제였을까 고민 고민하다가
일단 중량을 대충 재서 넣은 것, 케이크 틀을 끓은 물이 담긴 냄비와 삼발이 위에 바로 가루를 채워 넣은 것, 거즈 손수건이 너무 성글어서 수분 증발이 너무 많이 되진 않았나, 쌀가루에 물 주기를 한 번만 한 것으로 생각해보았다.

변수가 너무 많지만 최대한 위에 상황을 개선해서 다시 각 잡고 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최소한 구매해야 할 건 구매하기 위해 다이소로 향했다.

1. 중량 및 쌀가루 만들기
중량 저울로 쌀을 정확히 500g 재고 다시 쌀을 6시간 이상 불린 후 채에 내려 물기를 뺐다.
아기가 자는 동안 틈틈이 해야 했기 때문에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래서 물기를 1-2시간이 아니라 거의 쌀 불리는 시간만큼 물기를 빼둔 것 같았다.
나중에 어떤 글에선 쌀의 물기만 제거하는 거지 물기를 아예 날리는 게 아니니 물기는 1-2시간 내로 빼라고 했었다.

생애 처음 계량해서 요리하기

아기가 잠든 시간을 틈타, 아기와 가장 멀리 위치한 방에 믹서기를 조용히 깔고 위잉 갈았다.
쌀가루를 만들고 채에 내렸다.
밀가루 채반이 있으니까 매우 편하게 슉슉 내렸다.
쌀가루를 내리고 있으면 멍 때리게 되는데 이때 이런 거 귀찮아하는 내가, 아가를 위해서 별걸 다 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아기가 깨지 않게 조심조심 구석에서 믹서기 갈기 준비

 


2. 물 주기
아무튼 1차 쌀 내리기가 끝난 후 물 주기를 하고 다시 채반에 내렸어야 되는데 깜빡하고 1차 내린 쌀을 그대로 또 2차로 내렸다. 시간도 없는데 미련하게... 그냥 다시 원래 그릇에 담고 물 주기하고 내렸으면 됐을 걸... 바보짓했다.

의미 없이 두 번 내려진 쌀가루에 100g의 물을 나눠서 주고 이번에는 뭉친 쌀가루를 돌돌 손으로 비벼 풀어주었다.
그런데 쌀가루가 한참을 풀어도 뭉친 게 다 풀릴 생각을 안 해서 적당히 풀어지고 나서는 채반에 그냥 내릴 준비를 했다. 이것도 나중에 다시 찾아보니 꼼꼼히 풀어주면 좋긴 하지만 5분 정도만 해주면 된다고 하더라... 흑

아무튼 물 주기가 끝난 쌀가루를 채반에 내리는데, 물을 먹어서 그런지 채반에 내릴 때 물기 때문에 채반 구멍을 막아서 잘 안 내려갔다. 그 뭉친걸 젓가락으로 풀어가면서 했는데 나중에 거의 다 내렸을 때쯤에 넓적한 빵칼을 찾아서 그걸로 슥슥슥 미니까 진짜 빨리 내려갔다........ 진작에 찾았으면 좋았을걸.. 바보 똥개...

케익 먹고 남겨둔 칼이 유용하게 쓰였다.

두 번 물 주기를 끝낸 쌀가루는 손에 한 움큼 쥐고 위로 튕겼을 때 부서지지 않아서 이제 틀에 넣을 준비를 했다.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틀이어서 접시에 적당한 크기로 맞춘 뒤 틀 고정을 시켰다.

 

지름 170mm 높이 50mm , 그릇에 적당한 크기를 맞춰본다.



3. 케이크 틀에 가루 채우기
연습용 때는 삼발이를 냄비에 두고 나중에 가루를 채웠지만 실전에는 삼발이 위해 가루를 채운 뒤 냄비로 넣기로 했다.
이번에는 연습 아니라 당장 다음날 백일상에 올려야 하니 꼼꼼하게 틀 한가득 채웠다.
채울 때도 빵칼로 유용하게 잘 다듬었다. 스크래퍼가 없을 때 남겨둔 빵칼로 사용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삼발이 위에 떡가루를 틀에 넣고 삼발이 째로 찜통에 넣었다.



4. 떡케이크 찌기
그리고 물을 끓인 뒤 삼발이를 올려서 5분간 찌고, 틀을 제거한 다음 다시 20분을 쪘다.
그런데 19분쯤 가스불이 저절로 꺼졌다. 물이 얼마 없어서 그런가 싶어서 어차피 시간이 거의 다 되었으니 그냥 그대로 5분간 뜸을 들이고 꺼냈다. 나중에 보니 냄비가 타버렸다... 코팅 팬이라 탄 자국은 금방 지워지긴 했으나 불날 뻔했다..
물 양 꼼꼼히 확인하자!!

냄비 태웠다.. 불조심

 

갓 쪄냈을 때 떡케이크의 모습

겉보기에는 그럴싸하게 잘 쪄졌다.
양옆에 남은 쌀가루로 맛보기용을 했는데 익기는 잘 익었는데 아기 손수건 맛이 났다........ㅋㅋㅋㅋㅋ

아무튼 모양은 성공을 했는데 다음날까지 이쁘게 버텨줄까 싶어서 인서트를 미리 따놓기로 했다.
아마 시간은 밤 10시가 넘었을 시점이었다. 다 준비해 놓고 나니 자고 있는 이솜이 데려다가 사진을 바로 찍고 싶었다 ㅋㅋ

인스타에서 이쁜 토퍼를 발견해서 내가 직접 크레파스를 사서 그린 토퍼를 꽂아서 백일상 준비를 했다.
토퍼를 만들기 위해 샀던 크레파스도 다이소에서 샀다.
크레파스에 컬러명이 적혀있는 게 너무 이뻐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오랜만에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니까 너무 재밌었다.

다이소에서 산 크레파스 28색



백일 당일 내내 사진용으로 떡케이크를 써야 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상온에 그냥 노출되어있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맛을 봤는데, 물이 여전히 덜 들어갔는지 푸석푸석 다 부서져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나의 피땀 눈물... 까지는 아니고 정성과 사랑이 많이 들어간 첫 이솜이 떡 케이크!!
그래도 아주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이솜이 백일떡케이크, 토퍼 완성!!

들었던 비용을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구매 목록]
베이크 틀 8,650원 (쿠팡)
밀가루 채반 3,000원 (다이소)
요리용 저울 5,000원 (다이소)
원목 원형 접시 5,000원 (다이소)
면포(대) 2,000원 (다이소)
하얀 설탕 1,980원 (이마트)

총 구매비용 25,630원

떡케이크 완제품을 구매하는 비용은 3만 원이었는데 얼추 구매하는 비용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도구들은 다 남는 것이니 더 저렴하게 했다고 생각해야겠다.
다이소 만세 만세 만만세. 덕분에 이렇게 저렴하게 할 수 있었다.


내 희망사항은 이솜이 돌까지 더 연습해서 진짜로 맛있는 떡케이크를 만들고 싶다.
정말 의미 있고 재밌는 시간이었다.
이솜아 사랑해!!!

최대한 간소화한 이솜이 백일상차림
이솜아 사랑해!!

베지채블
베지채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