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새가 추위에 벌벌 떤다!?
전날 일찍이 잠이 들어버린 터에 아침 일찍 눈 뜨자마자 부지런히 활동을 시작하는 우리이다.
아기를 따뜻하게 입히고, 우리는 대애충 모자만 눌러쓰고 트램을 타고 스트라호프 수도원 양조장에 가기로 했다. 몇 시에 오픈하는지 알아보지도 않은 채.
전날 24시간 교통권의 시간이 조금 남아있어서 그에 현혹(?)되어 양조장이 몇 시에 오픈할 것인지 따윈 알아보지도 않고 부랴부랴 트램을 잡아탔다.
스트라호프 수도원 양조장
수도승들은 결혼은 금지되어 있지만 술담배는 되다 보니 양조장 아예 수도원에 만들었던 것인지, 이게 지금은 하나의 관광지가 되어서 효자노릇을 하나보다.
체코 하면 항상 코젤다크만 생각했는데 여기는 여기서 직접 만드는 맥주라서 더 신선하고 맛있다고 가이드가 꼭 먹어보길 추천했던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양조장' 하면 거의 외곽지대에 많이 있어서 차 없이는 가지 못하므로, 누구 하나는 맥주맛을 보지 못했는데 여기는 시내에 가까이 양조장이 있어서 같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그럼 뭐 해, 우리는 너무 일찍 와서 주변 카페도 안 열고 수도원도 안 열었다. 일찍이 모여 관광하는 관광객들만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우리는 아기가 갑자기 응아를 한 것 같아서 전전긍긍하며 열려있는 화장실이나 카페를 찾아보았는데 다행히 응아를 하진 않아서 계속해서 고요한 수도원 주변을 구경했다.
아직 사람도 없고 고요한데 하늘까지 너무 맑아서 비록 양조장을 못 갔지만 주변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거의 시들어가는 장미들 중 아직까지 살아있는 장미와 초록잔디, 파란 하늘, 빨간 지붕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기도 했다.
좀 춥기도 하고 배도 고픈지라 슬슬 시내로 내려가 보기로 하며 옆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내려갔다.
그런데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우리 눈으로도 '와~' 할 정도로 장관이 펼쳐졌다.
높은 지대에서 프라하 시내가 다 내려다 보이는 경치를 보고 있으니 정말 예뻤다. 그야말로 동화 같은 풍경이었다.
내가 생각해 왔던 '프라하'의 낭만적인 이미지가 바로 내 눈앞에 있는 듯했다.
지나가는 길에 있던 동상과 작은 잔디밭 마저 싱그럽게 느껴졌다.
무라노 카페 (MURANO GELATO) - 말렌카 영접!
https://maps.app.goo.gl/A7iHxnUDZP4HyN7XA
전날 지나갔던 광장길을 따라 쭈욱 가다가 당 충전을 위해 카페에서 잠깐 쉬었다 가기로 했다.
가이드님이 추천해 주셨던 디저트 카페에 역시 추천해 주셨던 '말렌카'를 맛보러 들어갔다. 시루떡같이 생긴 케이크라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했고 '말렌카'라고 알려주셨기에 주문할 때 '말렌카' 달라고 했더니 못 알아듣더라.
내가 계속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렌카'라고 하니까 직원은 HONEY CAKE 말하는 거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했다.
카페의 환경은 어딘가 화장실냄새가 나고 책상들은 찝찝하게 찐득거려서 별로 좋진 않았지만, 케이크를 맛보는 순간 당충전을 완료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한국에서 지금까지도 말렌카만 보면 반가움을 감출 수 없었다.
가격은 라테 110KC (한화 약 6,000원), 케이크 140KC (한화 약 8,000원) 정도 되었다.
다시 재정비하러 숙소로
카페에서 당 충전 완료 후,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맑은 하늘과 노란색 건물, 노란색 스위치가 조화를 이루는 것 같아서 괜히 한번 찍어보았다. 왠지 B매거진에 나올 것만 같은 컬러감.
파랑파랑해
PRIMARK에서 남편과 아기 옷 구매한 것을 바로 입혔다. 그러면서 파랑으로 우리가 한 가족임을 표시해 보았다.
우리는 아점을 먹기 위해 호스트가 추천해 준 몇몇 식당 중에 한 곳을 골라서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작은 정원 같은 곳이 미로가 있었다. 이런 곳만 보면 사진은 못 참지!! 남편과 아기만 찰칵찰칵 해주었다.
SRDCOVKA SPALENA - 스비치코바 맛집
https://maps.app.goo.gl/mz574cy8sEgiFmKq5
식당이름을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지인의 추천이니까 믿먹하러 왔다.
일단 대낮이지만 맥주부터 드링킹 하려 시원한 맥주 한잔을 시켰고 , 남편은 얼굴색을 사수하기 위해 레모네이드를 시켰다.
나는 여기 현지의 된장찌개와 같은 위상인 스비치코바를 시켰고, 남편은 또니첼, 슈니첼을 시켰다.
스비치코바는 내 입맛에 아주 딱 맞았다. 부드러운 빵과 달달한 수프, 곁들여진 고기는 말해 뭐 해. 너무 맛있었다.
남편이 시켰던 슈니첼은 역시 처음 먹었던 것의 감동은 없었지만 그럭저럭 먹을만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시킨 음식이 더 맛있었다는 것! 직원분도 너무너무 친절하고 아기에게 빵 서비스도 계속해서 내어주셨다.
음식값은 다해서 720kc(한화 약 41,200원가량) + 서비스 팁 별도로 5%? 10%? 줬던 것 같다. 자기가 선택해서 팁을 낼 수 있어서 서비스는 매우 만족했지만, 너무 과하게 줄 순 없으므로... ㅎㅎ 가난한 여행객 죄송합니다.
프라하에 다시 오자
전에 가이드 투어할 때 얀 동상의 소피아를 못 만졌던 남편과 아가가 다시 소피아를 만지기 위해 재 방문을 했다. 미신 이런 거 잘 안 믿어도 괜히 나만 만지면 아쉬울 것 같으니까 열심히 만졌다...?! 우리 가족 프라하에 다시 오자!
존레넌 벽
밥을 먹고 아기가 약간 졸려해서 취침할 겸 존레넌벽도 보러 갈 겸 걸었다. 까를교에서 생각보다 꽤 걸었어야 했다.
양옆 가로수가 쭉 펼쳐진 공원이 하나 있어서 그 길을 따라 걸어보았다.
드디어 다다른 존 레넌벽.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용기 있게 노래했는데 암살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암살' 같은 건 왠지 도요토미 히데요시 같은 그런 국가수장 정도 급의 사람이나 당하는 건 줄 알았는데 그저 평화를 노래한 일개 가수가 암살이라니..? 놀라웠다.
젤라토카페
https://maps.app.goo.gl/4Egs2T5uRiYU68TW8
여기는 전에 먹었던 엔젤라또 보다는 맛이 좀 덜했다. 그래도 너무 힘들어서 쉬어가면서 당 충전 할 곳을 찾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들어가게 되었다. 결제는 또 왜 바로 안 하고 나가기 전에 하라고 하는 건지. 나중에 결제할 때 직원이 자리를 비워서 한참 기다렸다가 했었다.
PRIMARK에서 쇼핑으로 마무리
전날 몇몇 옷을 입혀본 사진을 나의 블루벋에게 보내면서, 이중에 어떤 거 살까? 물었더니 언니는 어느 하나 선택할 수 없으니 다 사라고 하며 돈을 보내주었다. 그러려고 한건 아니었는데... 그럴 것 같긴 했었달까.... 이용하려 한 건 아닌데.. 이용했달까..... 귀염댕이 조카 사진을 인질(?) 삼아 아기옷 득템득템했다. 이모 감사합니다. 여기 있는 동안 조카가 따뜻하게 여행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정말이지 PRIMARK는 사랑이다. 한국 와서 왜 옷을 더 사 오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아쉬워했다. 아직까지도 정말 잘 입고 있는 옷들이다. 앞으로 유럽 가면 우리 일정에 PRIMARK는 필수가 될 것 같다.
오늘은 소소하게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이 또한 장기여행의 장점이랄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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