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여행] 아기와 헝가리여행 - 한국인들 다 어디어디 있나?

 

날씨 좋고, 색감 좋고

도나우 강변 따라 트램 타고 가자

오늘 스케줄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주요 관광지인 국회의사당 앞에 가서 아침 식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우리 숙소 앞 트램을 타고 가면 바로 식당 및 국회의사당 앞에 가기 때문에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트램타고 가는 길 풍경, 저 멀리 부다왕궁이 보인다.

 
헝가리는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정적인 분위기인 것 같다. 도시가 마치 우리 남편 성향같이 차분하다.
 

아침 식사 예정인 PICK BISTRO n DELI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30, 식당 오픈시간은 11:30이었다. 약 1시간 남짓 남은 시간 동안 주변을 둘러보고 아기 밥을 먹이고 있기로 했다.

구도,날씨 다 좋았는데 빨간옷 아주머니와 청소수레 플리즈.

 
가이드 투어 했던 날 국회의사당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었는데, 바로 앞에서 듣지 않아서 그런지 생각나는 거라곤 높이뿐이었다. 96m.. 앞에서 보면 평범한 건물인데 뒤에서 보면 알파벳 T 모양이라 그랬나 어쨌나.. 그런 말도 들은 것 같은데 기억은 잘 안 난다.

국회의사당 정면으로 가는 길, 그리고 초딩같은 나.

 
 
국회의사당 앞에도 거대한 기마상이 있었다. 헝가리는 조금이라도 업적을 세운 사람이 있으면 동상을 세워버린다고 한다. 관광할 게 많이 없어서 동상이라도 세우는 건가 싶기도 하다.
 
 

야외식사중인 울아기

 
밖에서 아기 먹일걸 생각해서 이유식을 좀 뜨겁게 데워 나왔는데 여전히 따뜻하다. 아니 오히려 뜨거웠다. 열심히 식혀가며 먹이는데 햇빛은 따뜻하지만 바람이 꽤 서늘해서 가만히 앉아있자니 좀 추운 듯했다.
 

보이(boy)세요?

 
우리 아기 계단 올라가기에 맛들려서 혼자 열심히 계단을 올라간다.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영차영차, 으쌰으쌰!

돌아다니면서 느낀 건데, 한국은 황금연휴인데 생각보다 한국인들을 많이 못 봤다.
그래서 나는 남편에게 긴 연휴이다 보니 볼 것이 많지 않은 동유럽국가보다는 아무래도 서유럽국가를 많이 갔겠다고 말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식당 오픈까지 여전히 시간이 남아서 바로 앞에 강가로 내려가 좀 더 걸어보기로 했다. 우리 남편 어쩐지 룩이 '걸어서 세계 속으로' 같아서 여행 내내 계속 웃겼다. PD님 어디 가세요?

다뉴브강의 신발들

 

다뉴브강의 신발들

사람들이 여럿 모여 서있는 곳에 가보았더니, 여행 책자에서 많이 보았던 다뉴브강의 신발들이 있는 곳이었다.
냉전시대 정치적 이념이 다른 사람들을 저곳에서 쏴 죽였다고 한다. 남아있는 것은 신발뿐. 아기의 신발도 있어서 좀 놀랐다. 사람들이 여전히 찾아와 꽃이나 촛불 같은 것을 신발에 두고 추모하고 있었다. 아 참고로 '다뉴브, 도나우, 도나' 다 같은 강을 뜻하는데 언어에 따라 읽히는 발음이 다르다고 한다.

치킨뻐프리카와 슈니첼(망갸리차)

 

슈니첼맛집 등극! - PICK BISTO & DELI

이 식당을 찾은 것도 갑자기 슈니첼이 먹고 싶어 져서 찾아보다 발견한 식당이었다. 독일음식으로 알려진 슈니첼을 헝가리에서 왜 찾냐마는, 그냥 갑자기 먹고 싶어요.. 
 
남편은 현지음식인 치킨뻐프리카를 시켜보았다. 그리고 꼭 한번 먹어봐야지 벼르고 있었던 토카이 와인! 현지 자국에서만 주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편이라 외국에서 구매하려면 꽤나 비싸고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점심이니 가볍게 1 Glass 만 부탁합니다. 와인은 달달하니 식후에 먹기 괜찮았다. 남편의 치킨 뻐프리카는 뭐랄까 카레 부은 치킨 맛... 곁들여진 건 뇨끼 같은 식감과 맛. 딱히 맛있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덜 익은 수제비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시켰던 슈니첼! 이게 이곳의 포인트이자 부다페스트 여행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
남편도 예상외로 너무 맛있다며 이후에 다른 식당에서도 슈니첼을 찾아 헤맸지만 이때만큼 맛있는 슈니첼은 없었다.

 
 
 
https://maps.app.goo.gl/eNDuzoQ2WoGbFRjT6

Pick Bistro & Deli · Budapest, Kossuth Lajos tér 9, 1055 헝가리

 
 
치킨뻐프리카는 5190ft (한화 약 19,000원), 슈니첼은 5990ft (한화 약 22,000원), 토카이 한잔은 1590ft (한화 약 6,000원) 가량 했다. 가격대는 조금 비싸지만 관광지를 고려하면 적당했다. 요즘 한국 외식물가도 이 정도 하니까 말이다.
 

부다페스트 지하철 2호선

 

부다페스트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매번 가장 오래된 1호선만 타고 다녔는데, 이 바로 앞에 지하철 2호선이 있길래 이걸 타고 집에 가보기로 했다. 우리나라 지하철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드디어 시차적응 성공! - 야경 관광

 드디어 시차적응에 성공한 아가 덕분에, 야경을 보러 나섰다. 아직 하늘이 어둑어둑해지기 전이라 주변 풍경을 선명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피카소풍 벽화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무를 어쩜 저렇게 네모 반듯하게 깎아두었는지 마치 아이스크림 같다. PD님이 열심히 사진 찍은 걸 보니 라벤더빛 하늘과 함께 멋진 가로수길 사진이었다.

 식당 찾아 삼만리

 원래 가려고 했던 식당이 인기가 많은 곳인지 오늘 풀 부킹이며 예약을 미리 해야 한다며 명함을 주셨다.

워낙 친절한 직원분 덕분에 기분이 좋아서 아직 남아있는 부다페스트 여행 일정 중에 한 번은 가기로 했다. 현장에서 바로 예약은 안 하고 구글에서 예약해서 1~2일 뒤에 방문했다.

 

갑작스러운 입뺀(?)에 어디 가지 하고 고민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해리포터를 테마로한 식당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그런데 그곳도 역시 사람이 엄청 많아서 언제 자리가 날지 몰라 그냥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내 걸음 모양 왜저러지..

https://maps.app.goo.gl/961f6t4CRsraaw1y8

Tapagria · Budapest, Andrássy út 28, 1065 헝가리

스페인식당 - 타파그리아(TAPAGRIA)

 

그렇게 지나가다가 찾은 스페인식당 타파그리아.

독일 슈니첼에 이어서 또 스페인 타파스라니. 우리 동유럽여행 맞죠? 사실 난 또 깔라마리가 갑자기 먹고 싶어 졌고 너무 배도 고프다 보니 아무 곳이나 들여보내주는 곳이라면 OK였다. 동유럽 음식은 대체적으로 굴라쉬가 전부인 것 같다고 파악이 되니, 갑자기 같은 유럽의 다른 나라 음식이 생각났던 것일까.

 

깔라마리와 뽈뽀, 그리고 맥주 한잔씩 

 

뽈뽀, 스페인식 문어요리인데 익힌 감지와 문어를 휘리릭 볶은 뒤 고춧가루를 뿌려 마무리하는 간단한 음식이다. 술안주로는 아주 딱이다. 이곳도 원래는 예약 없이는 안되는데,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직원도 너무 친절하셨다. 아기에게 과자와 별도의 그릇을 가져다주며 귀여워해 주셨다. 급하게 지나가다가 들어간 곳이지만 대만족이었다.

 

 

 

야경명소 어부의 요새를 올라가는 비밀의 통로

야경 보러 출발 - 갑작스러운 등산길

식사를 마친 후 이제 본격 야경투어를 위해 길을 찾아 나섰다. 대체적으로 지도를 잘 보는 남편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이거 원 엄청 언덕길을 오르내리고 생각보다 너무 어두워서 갑자기 살짝 무서워졌다. 아기를 안고 그 밤에 등산을 하다 보며 야경을 보기도 전에 이미 지쳐버린 심신.

 

 

그래도 열심히 야경 명소인 어부의 요새에 올라가는 비밀의 통로 같은 계단을 오르고 나니, 멋진 야경이 펼쳐졌다.

비교체험 극과 극!

 
 남편 사진을 찍어주면서 어떻게 찍어도 그냥 잘 나와서 셔터를 막 눌러댔다. 그리고 남편이 나를 찍어주는데 뭔가 한참 걸리는 것이었다. 서로의 사진을 보는데 남편이 말했다.

 

남편 : 뒤에 국회의사당이 하나도 안보이잖아.

나 : 잘 보이잖아??

남편 : . 나는 초점 다 맞춰서 국회의사당 건물이 세세하게 다 보이도록 찍어줬는데..

나 : 아~~~

 

당연히 잘 찍었다고 말할 줄 알았는데 이런 피드백을 받으니 내심 미안해져서 다시 찍어주기로 했다.

 

어때,맘에 들어?

 

 

 

한국인들 다 여기에 - 부다페스트 관광 맛집

낮에 한국인들 다 다른 나라 놀러가고 동유럽엔 안 온 것같다는 말이 민망하게, 이곳에 오니 전부다 한국인이었다.

역시는 역시구나. 가이드와 함께 야경투어를 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고, 덩달아 우리도 가이드가 사진 찍어주는 곳에 자연스럽게 줄서서 가족사진을 부탁해보기로 했다. 물론 가이드님 말고 다른 일반 한국인들에게 부탁했다.

가족사진 감사합니다.

 

뒤쪽으로 조명이 세게 있어서 예쁘게 잘 나오는게 쉽지 않지만, 센스있으신 분께서 가족사진을 너무 잘 찍어주셨다.

부다페스트는 유럽 3대 야경 관광국가 중 하나라고 하는데, 야경을 위해서 국회의사당 주변의 호텔에 밤에는 조명을 낮추게끔 통제하여 국가차원에서 관리한다고 한다.

엎어가도 모릅니다.

 

야경을 다 보고 엄마 품에 안겨 푹 잠이 들어버린 우리 아가 몸이 녹아버릴 것 같다. ㅎㅎ

오늘 하루 풀로 돌아다니느라 고생했어.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