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여행] 아기와 동유럽여행 - 계획과 티켓팅

여행의 결정 - 지금 아니면..

8월의 어느 중순, 출근했던 남편이 톡을 보내왔다.

 

남편: 여보 나 추석 때 헝가리 부다페스트 가라는데 거의 열흘이야 어떻게 할까, 가능한지 알려달래

나: 출장?

남편: 응 학회 발표하는데 서포트해 주러

나: 가야지

남편: 여보도 가?

나: 응

 

 

지난 3월 미국 출장에 이어, 생각보다 빠르게 해외여행의 기회가 왔다. 내가 현재 육아 휴직 중인 관계로 재정이 타이트하게 운영되고 있는지라 사실 여행을 하자면 긴축정책을 해서 가야 했다. 남편이 퇴근 후 다시 상의하면서 남편은 나에게 가고 싶냐고 물었을 때, 나는 대답했다.

 

"지금 아니면 못 갈 것 같아서."

 

내가 일 할 때는 이렇게 긴 시간을 빼서 가기 쉽지 않고, 수입 제로의 완전한 백수 신분이라면 선뜻 갈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언제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둘째가 생긴다면 적어도 근 3-4년간 해외여행은 불가능할 거라 판단했다.

그래서 우리는 또 한 번 가보기로 했다. 13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해외여행!

티켓팅하기 - 언제, 어떻게 갈 것 인가

이번에는 나와 이솜이가 언제,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남편의 회사 일정은 9/28~10/6과 9/30~10/8 중에 가야 하고 대한항공 탑승 예정이다. 헝가리까지 가는 대한항공 직항 편은 일주일에 3번 월, 목, 토요일에 있다. 위 범위에 맞춰 경우에 따른 금액을 계산해 보았다.

 

 

1) 318만 원에 12일 여행 + 왕복 다 같이
2) 235만 원에 7일 여행 + 가는 편 모녀 / 오는 편 다 같이

 

거의 100만 원 차이가 나다 보니 고민이 되었다. 비행기 값 300만 원은 여태껏 내 여행 역사상 최고치다. 혼자 이렇게 저렇게 머리를 굴려보았으나 미국 갈 때의 악몽이 자꾸 생각났다. 혼자 아기 데리고 12시간 비행 + 공항까지 가는 시간, 공항에서의 시간.. 최소 15시간 혼자 끙끙 댈 것을 생각하니 한숨이 나왔다. 그래서 남편과도 상의하고 언니한테도 물어보았다.

 

언니는 비용 300에 거의 두 배의 일정으로 여행하면서, 비행 시 엄빠가 같이 있는 1번 선택지를 추천했다.

그래서 나도 마음을 먹고 비싸더라도 그냥 다 같이 오고 가기를 선택했다. 

 

 

 

비행기표는 수요일에 사자!

1번을 선택한 뒤 우리는 한 3일 동안 계속 비행기 값 시세를 알아보았다. 그러다 수요일쯤에 네이버 항공권에서 다시 찾아봤는데 인터파크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조금 더 저렴한 가격대가 떠서 밤에 예약을 걸어놓고 다음날 여행사에서 금액확정을 해주면 결제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결제하려고 보니 유류세가 포함되면서 300만 원이 되어버렸다.

결제하려니까 유류세포함 300만원??

 

그래서 다시 여행사에 문의하니 취소하고 다시 구매하라고 했다. 최종적으로 인터파크 여행사를 통해, 롯데카드 할인조건으로 결제를 진행했고 총 2,842,500원에 나와 아기의 비행기표를 구매하였다.

채무상태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남편은 보통 비용이 좀 있더라도 일시불을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3개월 무이자 할부로 결제했다. 이렇게라도 가야겠어! 여행!

그나저나 어디서 듣기로 비행기값은 수요일이 제일 저렴하다더니 그 말이 맞나 싶어 신기했다.

비행기표 구매하다!

 

 

 

항공권 영문이름 수정하기 - 항공권에 영문이름을 틀리게 기재했다!!!

체크인할 때, 심장이 덜컹했던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 남편이 우리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기본 여권정보를 기재해 두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 아침에 내가 결제만 진행하는데 남편이 날짜를 잘못 체크한 적이 있어서 날짜만 유심히 보고 결제를 진행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뒤 체크인을 미리 하려는데 웬일인지 체크인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왜 그러지... 한참을 봤는데 내 성이 CHAE 가 아닌 CAHE로 되어있었다. 그래서 난 갑자기 멘붕이 와서 수정 가능한지 찾아보았다. 여권정보 수정이 가능하긴 하지만 그건 '이름'만 수정이 가능할 뿐 '성'은 아예 수정이 안되도록 비활성화되어 있었다.

 

(좌)성을 제외한, 이름만 변경가능하도록 되어있다. (우) 인터파크 취소수수료

게다가 여권정보가 틀렸을 경우엔  수정이 안되고 다시 재구매해야 하는데 여행일로부터 며칠 단위로 구간별 페널티금액이 있었는데 우리가 해당하는 일정은 20만 원이 발생되었다.

 

인터파크 챗봇 문의내용

 

나는 여행사에 전화를 했는데 계속 전화연결이 안 돼서 급한 대로 챗봇으로 문의를 했다. 그런데 계속해서 성은 수정이 안된

다고 대답했다. 수정하려거든 어떤 루트로 가서 하라는데 스마트폰 앱상에서는 챗봇이 알려준 루트가 안 나왔다. 나중에 컴퓨터로 들어갔더니 챗봇이 알려준 루트가 나왔다. 저 상황에선 앱을 제대로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분노가 일었다.

 

동시에 남편도 여행사에 전화했는데 전화연결이 계속 안되어서 항공사에도 전화를 해보았단다. 항공사에서는 꽤 쿨하게 수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대신 여행사에서 구매한 건이니 여행사와 통화해서 수정여부를 파악하라고 했다.

그 뒤로 남편은 여행사와의 전화연결에 성공했는데, 여행사에서는 우선 수정할 여권정보를 다시 전달해 주면 항공사에 문의해 보겠지만 항공사에서 수락하지 않을 경우 수정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수정이 가능하다면 1만 원의 수수료가 발생한다고 했다. 어쨌든 항공사에서는 변경해 준다는 걸 먼저 확인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제야 안심할 수 있었다. 

여러 블로그에서 취소하고 다시 구매했다는 사례밖에 안 찾아져서 날릴 20만 원에 마음이 아팠었는데 1만 원으로 해결되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일이 꼬이려면 이렇게도 꼬이는구나 싶었던 건, 항공권 구매할 때 나는 정말 여권정보를 두 번 세 번 꼭꼭 확인하는 사람인데 왜인지 남편에 대한 무한 신뢰로 전혀 확인하지 않고 날짜만 꼼꼼히 보았던 것이다.

다시 한번 철저히 확인하자! 여권정보!

 

 

아기 기내식 선택하기 - 이유식? 유아식?

 

 

우당탕탕 우여곡절  영문이름 변경을 마친 후 체크인을 진행했다. 우리가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자리 지정을 먼저 했다. 대한항공 베시넷을 설치할 수 있는 몇몇 위치 중에서 가능 한 곳이 맨 뒤 ZONE 밖에 없어서 앞자리를 좋아하는 나이지만 어쩔 수 없이 뒷자리로 지정했다.

 

대한항공 유아용 요람 이용기준 : 유아의 체중 11kg(24.25 lbs) 이하, 신장 75cm(2.46 ft) 이하

 

우리 아기는 성장이 다소 더딘 편이라 13개월이지만 몸무게가 7.5kg, 키가 68cm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베시넷을 이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탑승할 수 있었다. 

 

특별기내식도 바로 신청하는데, 유아식과 유아용 아동식 두 가지 선택권이 있었다. 미국 갈 때는 6개월 차 이제 겨우 막 이유식을 시작했을 때라 '유아식(이유식)'으로 신청했었는데 제공되었던 이유식들이 그때 당시에 아기가 먹기엔 다소 향이 진한 이유식이었다. 내가 하인즈 이유식을 맛보았을 땐, 모든 맛에서 계피맛이 나는 것 같았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이번 여행은 돌도 지났겠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선에서 어느 정도 성인이 먹는 음식을 먹어도 되는 시기가 되어 '유아용 아동식'으로 신청해 보기로 했다.

 

 

 

출국 편 : 첫 번째 식사 - 불고기볶음 / 두 번째 식사 - BBQ치킨과 크로켓

귀국 편 : 첫 번째 식사 - 피자 / 두 번째 식사 - 스파게티

 

 

첫 번째 식사 - 불고기볶음 / 간식-샌드위치 / 두 번째 식사 - BBQ치킨과 크로켓

첫 번째 식사 - 피자 / 두 번째 식사는 아기가 자느라 패스했다.

 

실제로 유아식으로 나온 건 거의 5-6세 이상의 어린이들이 먹을 법한 정도의 밥이었다. 성인이 먹어도 손색없을 정도의 맛이었다. 또 아기 기내식은 성인 것보다 빨리 나오는데 아기의 수면시간, 원래의 식사시간과 맞지 않아 실제적으론 부모 둘 중 한 사람이 아기 것을 먹고, 한 사람만 성인 기내식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치워달라 하고 둘 다 성인 기내식으로 먹어도 됐었지만 개인적으론 아기 기내식이 더 맛있었다.

 

 

 

 

이어서 숙소정하기 (에어비앤비), 여행짐 싸기 편으로 기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