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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nic/Jeju

[제주여행] 12개월 아기와 첫 제주여행 -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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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9.24 일요일
제주의 둘째 날이 밝았다.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 천천히 준비하고 아침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제주에서의 상쾌한 아침

 

제주 맛집 : 가치관 아니고 갈치관


아침으로 찾아갔던 제주 맛집 갈치관. 남편이 이 식당을 서치 했을 때 내가 말했다.

 
“가치관이 아니고 갈치관이야?”


오전 11:30 쯤 갔는데 오픈손님이 되었다. 통유리창으로 되어있어 제주 앞바다가 시원하게 보였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건지 내부가 전부 깨끗해서 좋았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갈치관, 뷰가 미쳤다


메뉴는 갈치조림을 메인으로 할 거냐 구이를 메인으로 할거냐로 선택한다. 그 외 다른 단품 메뉴들도 있다. 우리는 조림을 메인으로 하고 갈치 단품을 추가했다.

2023년 9월 기준 갈치관 메뉴판 및 가격

인스타 갬성의 비주얼 좋은 갈치조림이 길쭉하게 나왔다. 나는 사실 조림보다는 구이를 선호해서 구이를 먼저 맛보았다. 갈치가 살이 통통하니 씹는 맛이 있었고, 맛도 짭짤했다. 겉바속촉 그 자체였다. 버터전복돌솥밥도 버터향이 가득해 소스에 비벼먹으라고 했지만 난 소스 없이 먹어도 충분히 맛있었다.

갈치조림 메인에 구이 단품, 그리고 돌솥밥


우리가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어느새 가게 안에는 사람들로 거의 차 있었다. 맛도 좋고 깔끔했던 제주식당이었다. 다음에 또 갈 만큼 만족스러운 아침식사였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지나치지, 귀여운 제주 소품샵이다,


식사 후 그 밑에 작은 기념품샵에서 귀여운 귤 모양의 마그넷과 아가 귤 머리띠를 구매했다. 기념품샵은 언제나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귀염터지는 귤 머리띠한 소녀, 그리고 바람에 휘청이는 나.


그리고 바로 앞 제주바다를 살짝 맛보며 사진도 찍었다. 사실 바람이 어마어마해서 사진을 찍는데 머리카락을 주체할 수 없었다.

비자림 - 아기와 함께하는 행군

천년의 숲, 비자림

오늘의 주요 관광은 ‘비자림’ 이다.
나는 33살 평생 제주도를 딱 4번째 와봤는데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남편과 함께였다. 우리는 제주도에 올 때마다 제일 유명한 이곳 비자림은 안 오고 다른 숲만 간지라 비자림은 이번이 첫 방문이었다.

비자림 입장권 구매 키오스크

 
비자림은 유료 관광지로 티켓을 구매해야 하는데 관람료 면제대상자는 유인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하도록 되어있었고, 그 외 일반인들은 모두 키오스크로 매표하고 있었다.
 
우리는 관람료 면제인에 해당하는지 우선 확인했다. 우리에게 해당하는 것은 '미취학 어린이'. 우리 아기 표를 제외하고 모든 성인은 다 유료입장권을 끊어야 했다. 시부모님은 내후년쯤에는 만 65세 이상에 해당하시려나? 아무튼 아직은 유료입장권이다.
성인 3,000원, 청소년/어린이 1,500원씩이다.  새삼 '청소년'의 범주가 24세까지라니... 놀랍다. 24세 전에 열심히 놀았어야 했는데....ㅎㅎ

 
 

키오스크를 돌아 입구로 들어가자니 유인 매표소가 있다.

무료 입장객들은 유인 매표소에서 끊어야 하는데, 한 외국인 가족은 키오스크 이용을 잘 못해서인지 유인 매표소에서 티켓팅을 하고 있었다. 

유아차가 타기 싫은 아가

아기 유아차를 가지고 걷기 좋은 A코스를 따라가는데 유아차가 무용지물이었다. 왜인지 제주도에서 내내 아기가 나에게 찰싹 붙어있으려고 했다. 때문에 유아차는 그냥 짐일 뿐이었다. 그래서 아기띠를 메고 안고 걸었다. 아기와 함께 하다 보니 숲의 피톤치드를 온전히 느끼지는 못했다. 아기가 걷기는 걷지만 아주 잘 걷는 상태는 아닌지라 몇 걸음만 떼고 금방 안아달라고 하는 통에 거의 그냥 행군하듯이 아기를 매고 걸었다.

산책아니고 행군, 피곤해 지쳐버린 우리 가족
그래도 맑은하늘과 초록 나무 갈색 흙이 기분을 좋게해준다.

아기가 조금 더 잘 걷고 뛸 수 있을 때 온다면 숲의 기운을 깊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그냥 후다닥! 빨리 보고 가자!! 였을 뿐이었다.
 

성산일출봉 - 바람의 언덕

프릳츠카페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제주 둘째 날이자, 가장 풀로 여행하는 날인지라 주요 관광지는 다 다니는 일정으로 진행되어 다소 빡세(?)긴하다. 다음 행선지는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주요 관광지인 성산일출봉. 예전에 우리 부부가 갔을 때 멋모르고 갔다가 땀을 뻘뻘 흘리며 거의 등산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나는 짧은 청치마에 샌들을 신고 올라갔었다. 그래도 그렇게 힘들게 올라갔었던 기억이 또 굉장히 좋게 남아있다. 해 질 녘에 남편과 함께 봤던 일몰은 아직까지도 가슴속 웅장한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프릳츠컴퍼니 in 제주


이번에 시부모님과 갈 때도 올라가네 마네 결정할 겸 아기 밥도 먹일 겸 근처 카페에 가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처음에 만만한 스타벅스를 가려다가 남편이 스타벅스 옆 프릳츠를 찾아내서 갔는데 예상외로 너무 좋았다. 카페에서 보이는 성산일출봉도 멋있었고 넓고 깨끗했다. 프릳츠 커피맛이야 맛있는 거 너무 잘 아니까 그렇다 쳐도 편한 공간과 멋진 뷰까지 얻으니 정말 탁원한 선택이었다며 남편을 마음껏 칭찬해 주었다.
 

 
 
커피와 빵 모든 순삭하고 저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도 감상했다. 어머님은 제주도 오자마자 목이 칼칼하시다더니 감기에 된통 걸리셔서 성산일출봉은 여기서 보는 걸로 마감하고 싶어 하셨다. 아버님은 도와줄 테니 올라가자 하셨지만 어머님 컨디션으론 영 무리라 그냥 무료 통로로만 잠깐 보고 내려오는 것으로 합의 보았다.
 

프릳츠커피 제주, 완전히 맘에 들었어! 성공적

날씨가 어쩜 이렇게 좋을까, 바람만 아니면 너무 완벽한 여행날씨였다 9월 말이라 제주도는 바람이 많이 불어 아무리 서울이 따뜻하다 한들 제주도는 살짝 추울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9월의 제주도는 여행 다니기에 딱 좋았다. 
 

성산일출봉 바람에 몸이 휘청휘철



프릳츠에서 차로 한 5-10분쯤 갔을까? 바로 성산일출봉에 도착했다. 무료 통로로 슬슬 올라갔는데 점점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아무리 제주도라지만 아기라면 진짜 날아갈 수도 있을 정도의 바람이 불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기가 추우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아주 신난 표정으로 꺅꺅대고 웃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잘 즐기고 있구나 하고 열심히 사진 찍고 놀았다.

그런데 다음 날 바로 콧물기둥….. 겨우 2주간 감기 다 나아서 제주도 갔는데 또 콧물 기둥을 뽑아서 난 참으로 절망했다.

 

 

성미가든 - 부모님 모시고 오기 좋은 제주맛집


3년 전 제주도에 갔을 때, 맛집에 일가견이 있는 우리 회사 사장님이 추천했던 성미가든에 갔었다. 닭샤부샤부집이었는데 그때 우리가 먹어보고 다음에 부모님 모시고 오면 좋겠다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저녁으로 먹으러 갔다. 다들 목도 칼칼하니 컨디션이 안 좋아서 뜨끈한 국물로 추운 몸을 달래면 좋겠다 생각했다.

샤브샤브>백숙>닭죽 순서로 나온다.


성인 5명이서 3-4인분짜리를 시켰는데 처음에 닭 샤부샤부로 나온 게 다인줄 알고 양이 너무 적은데…? 하고 더 시켜야 되나 고민하던 중 닭백숙 같은 고기가 나오고 그다음에 죽도 끓여 먹었다.  대체 우리의 음식에 대한 기억은 왜 하나도 남아있지 않는가.. 그냥 부모님과 오면 좋겠다란 생각만 남아있었다. 머쓱…. 이래서 기록을 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느꼈다.
 
어머님도 칼칼한 목이 부드러워졌다고 탁월한 저녁메뉴였다며 좋아하시고 아버님은 늘 그러시듯 맛있게 드셨다. 아가도 거기에 있던 감자를 아주 맛있게 잘 먹어서 편안하고 맛있는 저녁식사가 되었다.
식사 후에 다들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일찌감치 들어가서 쉬기로 했고, 우리는 숙소에서 애기를 재운 후에 전날 샀던 라면을 끓여 먹었다. 역시 라면은 진리다.
 
그리고 제주도의 이틀째 밤이 저물었다.

베지채블
베지채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