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유튜브 “트렌디할 조영지”를 보다가 능동미나리집이 나온 걸 보고 나의 맛집 즐겨찾기에 저장을 해둔 지 한 달여쯤 지났다. 이번 3.1절 연휴에 갑자기 능동미나리가 생각나 토요일에 친정 아빠와 우리 세 가족이 거기서 점저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워낙 인기 맛집이라는 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원격 줄 서기가 될지, 대기는 얼마나 할지 등의 정보를 출발하기 전에 찾아봤다.
테이블링으로 대기시간 통계 확인하기
테이블링 앱에서 주간 웨이팅 평균시간 정보를 제공하는데, 평일 주말 구분 없이 기본 2~3시간이 걸린다. 저녁 8시쯤은 되어야 그나마 30분 정도로 줄어든다. 그래서 친정아빠를 모시고 도저히 이렇게까진 기다리기 힘들 것 같아서 토요일엔 포기했다.
갑자기 오기가 생긴 나는 이번 휴일에 한 번은 가야겠다 싶어 남편에게 다음날인 일요일 오전 10시에 출발하자고 말했다.
아침에 세탁을 돌리고 나오느라 목표 출발시간보다 30분가량 늦은 오전 10시 30쯤에 능동미나리로 출발했다.
가는 동안 테이블링 원격 줄 서기를 하려고 했으나 원격줄서기는 오후 4시 이후에만 가능하고 그전에는 다 현장 접수라고한다. 가게가 11시에 오픈인데 이미 대기자수는 65팀.
우리는 제발 인원이 너무 많이 늘어나지 않길 바라며 달려갔다. 11시 20분에 도착해서 현장의 테이블링 키오스크에 웨이팅을 걸어두었는데 우리의 순서는 77번째. 후덜덜
신용산 인근 노상 공영주차장 무료이용 (일요일 무료이용)
능동미나리에 예약을 걸어두고 다시 주차할 곳을 찾으러 갔다. 근처 아이파크몰은 주차비가 사악하기 때문에 차마 못하고 공영주차장을 찾아다녔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아무 데나 골목에 주차해 둔 것 같은데 지난번에 우리도 그들을 따라 했다가 딱지 떼인 쓰라린 기억이 있어 다시는 그런 눈치주차를 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저공해차량 할인 50%가 돼서 공영주차장이면 아주 좋다. 한 차가 두 칸 자리를 걸쳐 주차해 두어서 전화했더니 마침 차 안에 있어서 바로 이동해 주었고, 우리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개이득!!
한강로 2 가동 노상 공영주차장은 일요일에는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노상 공영주차장마다 다 다름) 식당이 대기를 얼마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주차비까지 하염없이 들면 속 쓰릴 것 같았는데, 아주 나이스했다.
용산 아이파크몰 막간나들이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걸어서 8분 거리 용산 아이파크몰에 가기로 했다. 계속 대기 시간을 확인하면서 다니느라 마음 놓고 놀지는 못하고 아이쇼핑만 조금 하다가 온 김에 올드페리도넛을 사 먹기로 했다.
아이파크몰 올드페리도넛
여기도 또 줄이 꽤 서 있었다. 웨이팅데이야 뭐야.
내가 처음 올드페리도넛을 먹었을 때 반했던 크림브륄레, 남편 픽 버터피스타치오, 아기용 오리지널을 구매했다.
아침도 안 먹고 돌아다니려니 너무 지쳐서 도넛을 좀 먹고 있으려고 앉을자리를 찾아다니는데 앉을자리 찾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 날이 아주 춥지 않으니 야외에서 빠르게 먹기로 했다. 크림 브륄레는 처음 먹었던 그 맛의 감동이 느껴지지 않고 설탕을 녹인 부분이 좀 쓰게 느껴질 정도였다. 초심을 잃었나.. 실망
능동미나리 입장
대기시간 2시간 30 정도 지났을 때, 이제 곧 순서가 돌아오니 가게 앞에서 대기하라는 테이블링 메시지가 왔다. 후..
뭐 이렇게 기다리는 거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부디부디 맛있길 바라며 드디어 입장을 했다.
뭔가 전통적? 인 느낌으로 꾸며진 고즈넉한 인테리어였고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었다. 우리는 아래층으로 고고.
입구 앞에는 많은 연예인들의 사인이 있었는데 내 시선을 사로잡은 유병재 싸인, 본인이 너무 잘 드러나는 사인이다. 귀엽
우리는 미나리곰탕과 그냥 곰탕을 시켰다. 남편은 원래 특곰탕을 먹고 싶어 했는데 특곰탕이 우리가 생각하는 사이즈가 큰 곰탕이 아니라 특양?흑양?이 들어간 곰탕이란다. 그럼 왜 굳이 메뉴이름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의문이었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특'이라는 말은 크기를 말하는 게 아닌가? 메뉴를 시킬 때마다 직원은 매번 설명을 해야 할 테니 번거롭겠다.
아무튼 식전 미나리무침이 나왔는데 참기름의 고소함과 매콤 달콤한 맛이 내 입맛을 사로잡았다. 젓갈류는 원래 잘 안 먹어서 손도 안 댔네. 아무튼 미나리 무침 맛있어요.
무김치는 따로 저런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있는 게 왠지 정감 갔다. 남편이 열심히 커팅커팅
능동미나리 곰탕 시식!
기다리고 기다리던 능동미나리 곰탕 시식! 비주얼은 예쁘다. 남편 것은 미나리가 없고 내건 있다. 그냥 그 차이.
아기를 챙기면서 먹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미나리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그런 건 없었던 것 같다. 씹으면 향긋하긴 하지만 드라마틱한 느낌은 아닌 듯했다.
먹다 보니 고기가 굉장히 맛있었다. 아기가 먹기에도 부드러워서 잘게 찢어주지 않아도 잘 먹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먹기가 너무 감질맛 나서 그릇째 들고 국물을 마시다 보니 어느새 바닥이 보였고 바닥이 보일수록 그릇 안에 '능동미나리' 글자가 나왔다.
그래서 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나 : 여기엔 국물을 다 마시면 볼 수 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어.
남편 : 뭔데?
나 : 그릇 밑바닥에 '능동미나리'가 보여 ㅋㅋ
남편 : 그럼 이건 소개팅이나 갓 시작한 연인들이 오면 절대 발견 못하겠다. 그릇째 들고 마시는 일은 없을 것 아냐
소소하고 실없는 농담으로 킥킥거리며 배부르게 먹은 식사를 마친 후 나가는 길에 나는 남편에게 능동미나리 곰탕 총평을 했다. 맛있긴 한데 다음에 왔을 땐 이렇게 까지 기다리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언제 와야 하느냐? 저녁 8시 이후...ㅎㅎ
우리가 나가면서 다른 손님도 사장님에게 어느 시간대가 사람이 없냐고 묻고 있었다. 사장님은 시간이 갈수록 대기가 기니 아침 일찍 와서 기다리라고 했다. 맛집 스웩
그래도 드디어 와봤다 능동미나리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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