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rowth

2022 안녕, 2023 안녕!

반응형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한 주말, 토요일 저녁.
그러나 2022년의 마지막 날이다.
어느새 일 년의 마침표를 찍는 날이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간, 남편이 블로그 구독자들 글을 스윽-보더니 다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회고록을 올린다길래 나는 남편에게 "우리도 하자!" 며 노트북을 켜고 마주 앉았다.

작년 연말에 우리 부부는 버킷리스트 100가지 쓰기를 시작하였다.
며칠 전에 친구들과도 간단하게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작년에 써놓았던 리스트들을 쭈욱-훑어보았는데 실행률은 아마... 5%가 될까 말까 한다.
그런데 그 5% 안에 어쩌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이루어냈던, 의미가 큰 한 해였기에 간단하게나마 정리해보고 싶었다.


그건 바로 우리에게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매일, 매달 우리는 무언가를 해냈었을지 모르겠으나 그 모든 것의 중심은 바로 임신과 출산이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1월 8일 새벽 3:30, 내 심장소리가 밖으로까지 삐져나와 들렸던 그 떨림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정말로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뜻밖에 찾아온 아주 큰 새해 선물 같았다. 처음 2개월 동안은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이야기들 때문에 아기가 안정적으로 잘 붙어(?)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하루가 한 달 같았고, 병원에 가서 아기가 얼마나 컸는지 보고 와야 안도할 수 있었다.

내 몸 안에 자리한 이 생명체는
영양제 챙겨 먹는 일을 게을리해서 그 비싼 약들을 썩혀두고 있던 게 한두 번이 아닌 내가 잊지 않고 꼬박꼬박 영양제를 챙겨 먹게 했고, 매일 보약처럼 먹었던 아메리카노를 끊게 했고, 주말 저녁이면 음료수 마시듯이 함께했던 맥주 한잔은 빠이빠이 하게 만들었다.
내 생일에도, 남편의 생일에도 모두 우리의 생일을 축하하는 것보다 아가를 보러 가는 날이었던 한 해였다.


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와장창 깨져버린 것도 바로 임신출산이었다.
근거 없는 믿음 또는 희망사항이었지만 왠지 아들일 것 같았는데 딸이었고,
당연히 자연분만을 할 줄 알았는데 역아로 있던 아가 때문에 제왕절개를 하게 되었고,
제왕절개 날짜를 받아놓고 그날까지 무리 없이 지내다가 유유히 아기를 낳겠거니 했지만 일주일 전에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아가를 일찍 보게 되었으며,
모유수유는 어렴풋이 생각은 있었으나 안되면 말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모유가 잘 나오는 바람에(?) 완모를 하게 된 일들이 바로 그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살면서 한 번쯤 아가는 낳아봐야 한다고 생각했던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부모가 된다면 어떤 마음일까?‘라는 것이었다.
아직은 그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답할 순 없다.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주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리라는 것 그뿐이다.
그러니까 2022년은 시작부터 심바에게 맞춰져 있던 한 해였다.


2023년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되었다.
나는 사실 현재의 행복함을 즐기는 위주의 삶을 살아오다 보니 계획적이지 않고, 명확한 어떤 목적을 위해 변치 않는 신념이 있다던가 하지 않았다.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바꾸거나 타협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하다 보니 무엇을 우리 가족의 삶의 목적으로 삼을지 생각하게 되었다. 아직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내가 자라오면서 은연중에 자리 잡은 나쁜 습관이나 고정관념이 아이에게 전해질까 싶은 두려움이 있는데 그것들을 잘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인지해나가는 이후의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엄마가 너무 사랑해🍑🧡

'growth'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가 된 소회  (0) 2024.03.13
2022 되짚어 보기 - 버킷리스트  (0) 2022.12.31
아빠가 된 소회  (0) 2022.09.20
폐인이 되지 않는 법. 하루를 잘 보내는 방법  (0) 2022.03.09
버킷리스트 나누기  (0) 2022.01.02
베지채블
베지채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