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속초 여행을 가서 서점에 들렀을 때, 글을 써보겠노라 했다. 기록의 쓸모를 쓴 이승희 작가가 인스타그램에 영감노트라는 계정을 만들고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것들을 모으는 것을 보았다. 그 후로 영감이라는 것에 빠져서 여기저기 들락거리던 중, Blue Lobster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알게 되었다. 소개글은 '성장'주의자를 위한 영감 충전이라고 되어있다. 2021년 5월에 시작한 계정이니,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콘텐츠를 깔끔하게 디자인해서 올리길래 눈여겨보고 있었다.
# 블루랍스터
새벽 일찍부터 투표를 하고 와서, 오전 내내 자고 일어났다. 습관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켰을 때, 바로 그 블루랍스터의 글이 있었다. '퇴사 후, 폐인 되지 않고 백수생활 하는 법' 그 제목 중에 '폐인 되지 않고'가 눈에 들어왔다. 내용을 읽어보니, 나에게도 적용할 수 있었다. 핵심은 폐인이 아니라, 의미 있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만드는 방법이었다. 올해 들어 세웠던 버킷리스트를 하나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나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었다. (블로그) 글쓰기를 버킷에 올려 두었는데, 2월 중순 이후로 멈춰있다. 사실 글감은 많지만 그걸 '적는 행위'로 옮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방법으로 '의무를 부여'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의무를 부여한들 쉽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해야 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걸 해야 한다는 '의지'가 생기질 않는다. 그래서인지, 바로 뒤에서 핵심은 '시작할 때의 고통'이라고 짚어준다. 직장을 다닐 때는 '출근길의 고통'을 넘어섰기 때문에, 회사에서 업무도 보고 퇴근 후 또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준비 상태'로 채워진다고 말한다. 반면 백수 생활에서는 그 고통이 '주어지지' 않고 스스로 정하고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듯하다.
# 시작할 때의 고통만 넘자
스스로에게 고통을 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시점만 넘어서면 '준비 상태'에 오르게 되고, 무언갈 해나갈 의욕과 의지가 생기는 건 누구나 경험하는 사실이다. 단지, 그 고통만 넘으면 된다는 사실을 잘 잊을 뿐. 내게 글쓰기도 마찬가지였다. 글을 쓸 재료는 생각했지만, 단지 의자에 앉아 아이패드나 노트북을 꺼내고,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는 것이 힘들다. 누워서 한 손가락으로 TV를 켜면, 금세 편하고 즐겁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시간, 세 시간이 지난 후, 잘 시간이 다가오면 '아, 오늘 뭐 한 게 없네'라는 생각과 함께 후회한다.
그렇다면, '시작할 때의 고통'은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 글에서는 '유형의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모임이나 스터디에 참석하고, 뉴스레터를 만들어 의무적으로 글을 쓰는 방법을 해보았다고 소개한다. 아무래도 혼자서 하려고 하면 잘 되지 않으니,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통해 약간의 '부담감과 책임감'을 주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부가적인 효과도 가져오는데,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상호작용하면서 자극받고 영감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 작은 당근
여기에 얹어서, 나는 '작은 당근'을 만들기도 추천하고 싶다. 모든 의무를 다른 사람과 할 수 없기 때문에, 나 혼자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내가 이 의무를 '해야만 한다'라기보다는 '하고 싶게' 만드는 '작은 당근'이 유용할 수 있다. 타협 내지 합리화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운동을 다녀오면 저녁에는 치킨을 먹는다거나, 일기를 쓰는 날에는 운동을 스킵한다거나. 타협 내지 합리화를 너무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문제가 되지만, 당장 내게 습관을 만들기 위해 '적절하게' 사용하면 좋은 유인책이 될 수 있다.
p.s. 블루랍스터의 이번 콘텐츠는 ㅍㅍㅅㅅ의 글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원문은 문화평론가 정지우님의 페이스북이다. 인스타그램 콘텐츠도 좋지만, 원문이 길지 않으니 읽어봐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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