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2주 뒤에 검진을 오라고 했지만,
도저히 불안해서 일주일을 더 기다리기 힘들어 다시 검진을 가보기로 했다.
아침 일찍부터 산부인과에는 사람이 많았다.
다들 아기 안 낳는 추세라더니 산부인과에는 사람이 왜 그렇게도 많은지..
지난주엔 럭키하게 바로 검진 보고 금방 끝났는데 오늘은 예약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꽤나 오래 기다렸다.
못 참고 일찍 온 게 민망해서 이래저래 핑계를 대려고 했지만
의사 선생님은 별말씀 안 하시고 검진을 바로 해주셨다.
내 1순위 걱정은 바로 아기집에 아기가 있을지 여부였다.
계류 유산 이야기를 주워듣고 보고 하는 바람에 내 두려움이 너무 커졌던 탓이다.
다행히도 난황도 생겨있었고 아기 심장이 반짝반짝하는 것까지 보았다.
아기는 있었다.
아직 너무 작아서 심장소리까지는 안 들려주셨지만,
그래도 아기가 있는지는 확인을 했다.
그런데 피고임이 좀 있어서 선생님이 유산방지제 주사를 처방해 주셨고,
아기집이 좀 작다고 해서 또 다른 걱정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피고임은 초기 임산부들에게 흔히 있는 일이고 안정을 잘 취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하니
아기집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아무것도 먹기 싫어도 열심히 챙겨 먹고
또 물을 많이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물 2L 사두고 매일 마셔야겠다.
맘 같아선 일주일 그냥 쉬고 싶지만, 그래도 조심조심하면서 일주일을 또 잘, 성실히 몸 관리해야겠다.
피고임이 있다고 하니 뭔가 안일하게 내가 건강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좀 내려놓고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쫌비 결혼식도 대중교통을 타고 가려다가 차 빌려서 가기로 했다.
전에는 내 몸 쪼금 힘들어도 돈을 아끼자 였는데, 이제는 내 몸이 힘들어 버리면 아기까지 위험해지는 상황이라 그런 돈을 아낄 생각은 저 멀리 미뤄 두었던 것 같다.
쫌비 결혼식에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사진 찍어주고,
처음으로 우리 친구들 남편 아이들 다 모여서 같이 밥 먹고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 다 같이 모이니까 좋긴 좋았다.
내 몸상태가 조금만 안정적이었더라면 짠주네랑이라도 어디 가서 차 한잔 하고 파했을 텐데
빨리 집에 가서 눕고만 싶었다.
집에 와서 한숨 자고 일어나서 뭐 먹고 또다시 잠에 빠졌다.
잠 안 자고 설쳤던 그 시간들을 잊고 일단은 지금 하루하루를 조심히 하며 매일 푹 자야겠다.
2022.1.15
민쀼의 베지채블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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