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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평범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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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두 번의 주말을 남기고 북한산 백운대 등산을 가고 싶어서, 

인스타 스토리에 등산 메이트도 모집했는데 갑자기 주말마다 불어오는 한파를 

도저히 이겨낼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엔 2021년엔 더 이상 북한산을 오르지 못하고

2022년 새해를 알차게 맞이하자는 의지로 춥든 말든 켜켜이 껴입고 등산을 꼭 가자!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5:30에 일어나서 5:50에 나가기로 했으나 준비하다 보니 시간이 좀 늦어져서 6시쯤에 집을 나섰다.

엄청 껴입어서 그런지 그렇게까지 춥진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택시를 잡아 도착한 북한산 입구 앞에는 웬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고 국립공원 직원 같은 분들이 앞에 가로막고 서있었다. 

 

알고 보니 코로나 때문에 일출 보러 몰릴 사람들을 막기 위해서 인지, 미끄러운 암벽에 초행 등산객이 많을 새해 산악 사고를 대비해서인지 7시부터 입산이 가능하단다... 

 

도착시간이 6:20.. 앞으로 40분을 밖에서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추위를 이겨내며 기다리는 동안 저 멀리 하늘 위의 달이 가려진 부분까지 보일 정도 엄청나게 맑은 하늘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광명이 같이 올라오면서 하늘색도 굉장히 오묘하게 비췄다. 

내 마음도 뭔가 초초해졌다. 일부러 일출을 보러 왔는데 이렇게....  산 아래에서 봐야만 하다니....!!! 

완전한 손톱달이었는데 달의 가려진 부분까지도 다 보일 정도로 하늘이 맑았다. 

 

 

그래도 7시에 땡 하고 들어가서 일출까지 47분의 시간 동안 빨리 올라가 보자!! 싶어서 

부지런히 올라갔다. 

여느 때보다 괜히 숨이 가쁜 듯 안 가쁜 듯했지만 그래도 나 스스로는 상당한 발전이라고 생각하면서 슬슬 올라갔다. 

(나 자신에게 굉장히 관대한 편...) 

 

지난번 일출 보러 올라갈 때보다 사람들이 그다지 다닥다닥 붙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근데 자꾸 민규가 오늘 왜 이렇게 못 올라가냐며 타박을 하였다. 

사실 전처럼 그리 쉬지도 않았긴 한데 나 스스로도 전보다 다리가 좀 무거운 듯했다. 

심지어 돌들도 너무 미끄러워서 자꾸만 등산화가 밀렸다. 

 

그렇게 더디어지다 보니 정상까지 한 1/5 정도 남았을 때, 일출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야속하긴 한데.. 그래도 등산을 하러 왔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중간 일출을 본 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암벽등반코스에 다다랐을 때 완전히 밝아지는 바람에 또 나는 무서움에 주춤주춤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열심을 내어서 올라간 북한산 백운대!! 올해의 시작은 등산 일출 보기로!! 

첫 번째 버킷리스트를 지워본다. 

 

북한산은 등산코스가 차로 도선사까지만 가면 1시간 내로 오를 수 있다 보니까 이젠 익숙해져서 자꾸 가고 싶어 지는 것 같다. 다음에는 꼭 경림이를 데리고 가야지!!! 

 

지난번에 무방비로 갔다가 칼바람 맞으며 참아냈던 때와 달리, 오늘은 바람도 안 불고 꽤 등산하기 괜찮았다. 

산 위에서 먹었던 버섯 수프도 너무너무 너무 맛있었다. 

그 위에서 놀던 고양이들도 귀여웠고, 너무 좋았다. 날 좀 풀리면 또 가야지!! 

사람들이 이것저것 먹기시작하니 동냥하러온 냥이들, 그치만 번식력이 강해 함부로 먹이를 주면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하니 꼭 기억하고, 불쌍해도 그 눈에 속지말자!

내려오는 길에 그득 쏟아지는 햇빛을 맞으며 마셨던 믹스커피 한잔에 북한산 카페에 온 것처럼 나른하고 좋았다. 

평소 빨리 내려가기 급급했던 등산과 달리 여유롭게 내려오다 보니 더 뿌듯한 기분이 오래 유지되었다. 

 

삼겹살을 사들고 집으로 들어오니 거진 12시쯤 되어,  씻고 배를 가득 채우고 나니 햇빛 맛집인 우리 집에서 낮잠을 안 잘 수가 없었다. (핑계스럽지만) 그래서 잠깐 눈을 부치고 이런저런 집안일을 하고 나니 

시댁과의 저녁 약속 시간이 되었다. 

햇빛 맛집 우리집, 낮잠을 아니 잘 수 없게 만든다. 

 

저녁을 함께 먹으며 시간을 나눈 뒤 집으로 와서, 내일 있을 친정식구들 초대에 요리 준비를 했다. 

지난주에 있었던 시댁 식구들 초대 때는 시간을 너무 여유 있게 잡아서 망쳐버려서.. 이번엔 꼭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이번에 친정식구들한테 반응이 괜찮으면 자주는 아니지만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부모님께 대접하면서 시간 가지는 것 또한 버킷리스트에 추가해야겠다. 

 

등산 후에 원래 몸이 엄청 쑤시고 아파야 하는데 오늘은 어쩐지 그리 아프지 않다고 말한 순간 몸이 뻐근하고 무거워져서 빨리 쉬어야겠다. 

 

2022년 1월 1일

민쀼의 베지채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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