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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마지막 날, 한 해를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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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작심삼일이나마 계획했었던 아주 작고 작은 계획도 근 몇 년 동안은 해가 넘어갈 때 아무런 기대감과 목표 없이 시간을 보내왔다.
그러다 보니 정말로 매년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걱정하며 시간을 흘려보내곤 했다.
실제로 돌아본 2021년도는 꽤나 한 일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을 순간의 감정으로만 느끼고 기록하지 않고 지나가버리니, 나는 허송세월 아까운 시간만 흘려보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런데 12월의 어느 날,
친구들을 만나서 내년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들은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일들, 벌써 실천하고 있는 일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었다. 반면, 나는 미리 버킷리스트를 쓰기로 하고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이루고 싶은 것도, 내 미래가 어떨지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 없이 살아왔다.
그래서 순간 부끄러워졌고 한편으로는 그 친구들이 부러우면서도 내 마음속에 무언가 스멀스멀 열정이나 기대감 같은 게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고 며칠 뒤, 남편이 버킷리스트 관련한 책 한 권을 공유해줬다.
그래서 나는 고민도 안 하고 당장 사라고 했다. 책 내용은 일 년에 이루고 싶은 것 100가지를 쓰는 것이었다. 다양한 버킷 작성 및 성취 팁으로 일과 인생이 무료하고 무기력한 사람들을 독려하고 성장하게 하는 책이었다.

그게 바로 나였다.
회사가 항상 힘들었고 이 일이 나에게 과연 맞는 것인가, 그렇지만 또 내가 처한 현실(내 스펙이 부족하다는 것과 경제적인 상황)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그것을 이겨내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 단계 성장할 거라는 것은 알지만 대체 어떻게 이겨 내야 할지를 방향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정말 타이밍 좋게 만난 책이었던 것 같다.
나는 정말로 관계중심적이면서도 감정적이고 열정 많은 게으름뱅이다.

누군가 계속해서 힘들고 우울한 감정만을 털어놓았을 때, 듣는 사람도 힘들거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어느 순간 누군가 내 삶에 대해서 묻는다면, 회사가 힘들다 집이 멀어져서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 라는 말뿐이었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난 후에는 '어? 내가 왜 이렇게 늘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말만 하지? 난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라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다가 잠깐이면 또 잊어버리고 만다.

왜냐하면 이렇다 할 노력이나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삶이 왜 즐거울까? 삶이 즐거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결국엔 다 돈 벌기 위해서 산다고만 생각했다. 특별히 재밌을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해서 결혼생활이 힘든 것도 아니다.
난 결혼생활이 하루하루 더해질수록, 결혼을 참 잘했다 라는 생각을 한다.

나에게 결핍된 부분을 남편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알게 되고 나 자신을 더더욱 돌아보게 만들어주면서도 내가 모를까 봐 끊임없이 사랑을 주는 내 단짝 친구가 항상 함께 하기 때문에 외롭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에 대한 회의를 가지게 된 것은 아마도 몇 년 동안 아무것도 성취하지 않으면서 아무런 목표도 세우지 않은 그냥 머릿속에 생각만 하고 기록도, 실천도 하지 않는 나 자신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버킷리스트도 거의 1주일 동안 책을 읽으면서 미리미리 준비했어야 하는 건데 또 굳이 2022년 맞춰서 시작한다고 여유를 두고 있다.

올해부터 내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너무 무겁지 않게 꾸준히, 실천해보는 한 해 가 되길 바란다.
민규와 함께 서로 다독이면서 하나하나 버킷리스트를 지워가는 한 해를 보낼 때, 엄청 발전해 있을 우리 부부를 기대해본다.

올해 나의 주요 키워드는 '성장'이다.

 버킷리스트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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