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의 서막
5월 11일주 초
아이들 둘다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목이 아플 것 같다. 괜찮나? 정도 수준의 기침이었다. 발열증상이나 콧물이 많이 난다거나 하지 않아서 그 정도는 가능하면 자가면역으로 버텨보고싶어서 병원을 고사했다.
5월 15일 금요일
둘째가 어린이집에서 낮잠 시, 기침때문에 잠을 잘 못잤다고 하길래 2시30쯤 큰애와 함께 하원을 했다.
5월 18일 월요일
전날 기침이 좀 더 심해져서 잠을 못 잔 둘째. 등원할 때 선생님께 상황고지를 미리해두었다. 점심이 지나고 선생님이 아이가 밥도 잘 안먹고 계속 안겨있다고 했다. 하원 후에 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그냥 12시 40분쯤 바로 하원하러 갔다. 콧물이 많아서 콧물을 한번 뺄 겸 동네 소아과에 갔다. 목이 좀 빨갛고, 귀도 중이염이 살짝 왔다고 한다. 오프로신 중이염약과 크라목스네오 항생제를 처방 받았다.
5월 19일 화요일
밤새 열이 38도 웃도는 정도로 오르락내리락 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다. 이때까지만해도 열이 38도 초중반이어서 하루 쉬면 다음날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오후로 갈수록 점점 39도가 넘어가고 해열제 교차복용을 해도 2-3시간의 짧은 간격으로 열이 올랐다. 하.. 심상치 않은데 또.
5월 20일 수요일
새벽에 40도로 웃돌아서 어린이집에는 등원 가능한 날 연락드리기로 하고 또 잠정 등원 중단한 뒤 오전 일찍이 한일병원으로 향했다. 긴가민가는 했는데 혹~시 몰라서 아이 머리를 감기고 최소한의 입원 준비물 (담요, 기저귀, 아이간식,아이책, 슬리퍼)만 챙겨서 갔다. 손영주 선생님께서 아이의 편도를 봐주시고는 띵띵 부어있다고 하셨다. 동네 소아과에서 처방해 준 약이 초기 상태에서 쓸 수 있는 항생제가 맞기는 한데 전혀 듣지 않았나보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원까지 생각하고 오셨는지 물으셨고, 그대로 입원하게 되었다. 그날 병실이 만석이라 1인식(30만원)짜리로 우선 배치되었고 다음날 자리가 나면 옮겨주는 것으로 진행했다. 그러면서 주말에 예정되어있던 시댁 가족모임도 전면 중단했다.

1인실 입원엔딩
입원을 벌써 3번째하면서 좋은 것도 아니지만 여유가 생겼달까..간호사님도 얼굴이 다 낯이 익어버린다. 내적친밀감. 1인실은 유아병동 담당간호사분들이 아닌지라, 아이의 라인은 유아병동 간호사님들이 대신 해주셨다. 그 뒤에 후처리 하는 것도 확실히 좀 달랐다. 아이인데 어쩐지..어른에게 해당하는 처치법을 권하는거 같달까..? (아이 열 내리는데 얼음팩을 대주라고 권장 하셨다.)


한 12시 즈음, 아이 혈당이 좀 많이 낮게 나왔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찔러 피 한방울을 체크해가셨다. 곧이어 선생님이 회진 오셨었는데 저혈당이 와서 쇼크 올수도 있으니 혈당 체크를 다시 했는데 괜찮은 정도로 나왔다고 한다. 아마 너무 못먹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하셨다. 안 먹겠다는거 억지로 먹일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조금씩 먹게끔 해달라고 하셨다. 그나마 과자를 조금 먹어서인지 그사이에 혈당이 조금은 올라왔나보다.
편도절제술 권장? No!
아이가 편도가 자꾸 붓는 듯해서 정상일 때 편도를 보고 추후 절제술도 권장하기는 하는데 요즘에는 편도절제술 적합기준이 좀 높아져서 쉽게 할 수 있지도 않을 뿐더러 어느정도 연령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평상시에 코골이가 심하거나 입으로만 숨을 쉬거나 할 정도로 심각한 사유가 있어야만 편도절제술을 권한다고 한다.) 또 커가면서 이런 증상이 좀 덜해질 수도 있다고 하셨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안은 1년간 한번도 노출된 적 없던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때문에 계속 아프긴 할거라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흙... ㅠㅠ

서서히 떨어지는 듯 한 열?!
입원하면 항상 기본적인 검사를 몇가지 하는데, 피검사와 바이러스 검사를 한다. 이번에는 바이러스 검사시에 보카 & 라이노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 염증수치는 약 8-90 정도 (정상수치 5). 일전에 철분도 부족이었는데 이번에 검사했을 때는 11이라고 한다. 마지노선 save!


열이 떨어지니 조금 기운이 차려지는지 아이가 기분좋게 웃기 시작했다. 1인실이라 아이가 울거나 왔다갔다 해도 마음은 편했지만 첫날은 거의 잠을 많이 잤던 것 같다. 요며칠 잘 자지 못한 밀린 잠을 쭉 자듯이 말이다.


입원 둘째날 - 3인실 이동
5월 21일 목요일
12시쯤 3인실로 이동했다. 3인실에는 1명의 환아만 있었고, 우리는 그 맞은편을 이용했다. 나는 화장실이 가까운게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또 나름 넓고 밝은 창가쪽도 매력이 있었다. ㅋㅋ 라인을 이번에는 왼쪽으로 잡았는데 이번에 배정된 침상 위치가 딱이었다.



수액이 안 들어가요
병실로 옮겨서 한바탕 과자 드시다가, 취침하시는데 수액이 중간지점에서 가득차서 뭔가 안들어가고 막혀있는 느낌이었다. 간호사님을 호출해서 봐달라고 하니, 손을 꺾으면 라인이 막히는 것 같다고 가능하면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잡아달라고 하셨다.


Egg와 함께 식사
밥먹을 때 너무 찡찡대고 컨트롤이 안되어서 엄마 마음의 평화를 위해 EGG를 꼭 틀었다. 유튜브에 비해 데이터가 많이 먹히는 EGG영상이지만 안그러면 아무도 밥을 못먹는다.


액와체온계 vs 고막체온계
이번에는 전과 다르게 열이 빠르게 안떨어져서 간호사님을 마냥 기다리기보다 집에서 사용하는 고막체온계를 가지고와서 수시로 열을 재보았다. 고막체온계로 39~40도 가량 되는데 간호사님들이 재시는 액와체온계는 낮게 나와서 어떠한 조치도 안해주셨다. 한참 찾아보니 액와가 변수가 더 적고 안정적이라 병원에서는 그걸로 사용한다고 한다.


병원의 처치에 동의는 하지만, 조금 더 정확하게 확인을 해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에 의료진과 살짝 불편한 상황이 생기게 되었다.그 뒤로 우리가 열을 재보았을 때 좀 높다 싶으면 어떻게 해드리길 원하냐는 질문과 함께 약 처방을 해주셨다.
석가탄신일 호캉스 (Hospital Vacances)
5월 23일 토요일
이날은 석가탄신일은 아니었지만 연휴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토요일이었다. 선생님이 여러차례 입원하는 아이이다 보니 좀 더 확실히 치료한 뒤에 나가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완전히 나을때까지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셨다. 이번에는 열이 바로 안떨어지고 입원 4일차까지 지속되어서 혹시라도 합병증 올까봐 엄마는 마음졸였다. 보이지않는 눙물 훔치며.. ㅠㅠ

입원 5일차 - 열발진 시작
5월 24일 일요일
열이 꽤 오랫동안 지속되었다보니 열이 내리는 즈음에 갑자기 온 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후덜덜. 주말이어서 간호사님이 주치의선생님께 따로 연락드려 처방을 받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렸다. 아마 열이 올랐다가 내리면서 두드러기가 올 수 있다고 하시면서 일단 항히스타민을 처방해주셔서 두어번 먹었다. 이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슬기로운 입원생활 3탄
병원에서 중고등학교때 학교앞 문구점 아저씨를 본 것 같아서 친구랑 이야기 나누다가, 같은 무리의 다른 친구 아들도 지금 병원에 입원중이라길래 연락을 해보았다. 그 친구는 카와사키병이라고 하는데 그런 병이 있는지 처음알았다. 세상에 이렇게나 이상하고 많은 병들이 있다니... 무섭다 무서워..

우리도 불꺼진, 사람 없는 로비를 돌아다니며 과자를 박살내고 석가탄신일 대체휴무를 병원에서 보냈다.
우리의 입원은 이렇게 매달 지속되어야만 하는 것인가...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없는 것인가.. 10월에 있을 바르셀로나 장기여행 때는 어떻게 해야만하는가.. 불안과 의문을 품으며 5월 26일 화요일이 되어서야 17개월 아기의 세번째 입원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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