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hildrearing

아기 인생 1년

반응형

오늘는 아기가 태어난 지 딱 1년이 된 날이다. 바로 돌, 첫 생일. 돌잔치는 지난주에 미리 했었는데, 잔치를 할 식당의 예약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늦게 하는 것보다는 일찍 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돌잔치는 태어나서 만 1년이 된 것을 축하하는 의식으로, 유아의 앞날이 번영하기를 기원하는 풍습이라고 한다. 이 문장에서 생각해야 할 세 가지는, '돌', '축하', '기원'이다.

 

첫 번째, 돌

돌은 왜 돌인가. 돌의 어원을 간단히 찾아봤을 때, 위키백과의 설명 외에는 딱히 찾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단순히 생각해 보아도 '돌아오다'에서 나온 말이라는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돌아왔다. 1년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생일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같은 경우, 덥고 서늘하고 춥고 따뜻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여름의 끝자락에 태어난 우리 아기는 병원과 조리원을 거쳐 밖으로 나왔을 땐, 이미 서늘한 가을이 되어 있었다. 아직 스스로 체온 조절도 잘하지 못하고, 먹는 것도 씻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집 밖을 나가지 못한 채 가을을 보냈다. 두서달이 지나고 춥다고 느껴질 겨울이 되어서야, 두꺼운 옷을 입고 바깥공기를 쐬러 두어 번 나갔다. 눈이 오면 눈 구경, 비가 오면 비 구경을 했고, 엄마가 만들어 준 떡으로 백일을 축하했다. 크리스마스를 거쳐 새해를 맞았다.

 

날이 따뜻해지고, 좋고 싫음의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엄마 따라 아빠 따라 바깥 구경도 많이 나가고, 친구들도 많이 그리고 자주 만나게 되었다. 아직 혼자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지만, 그래도 앉아서 작은 손가락으로 꼼지락꼼지락 무언갈 만지고 가지고 노는 정도를 했다. 엄마아빠 결혼기념일에는 꽃구경도 가고, 이모 고모, 할머니 할아버지랑 외출도 나가는 어엿한 가족의 일원이 되었다. 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아기는 몇 개 되지 않는 이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혼자 기고 일어서며, 온 집안을 돌아다니고 손에 닿는 건 뭐든 다 끄집어내는 어린이가 되어 갔다. 엄청나게 눈에 띄는 무언갈 하진 않지만, 날이 지남에 따라 차근히 많은 걸 혼자 해나갔다.

 

두 번째, 축하

첫 번째 생일이 돌아왔음을 왜 특별히 축하하는 것인가. 물론 생일 그 자체로도 축하할 일이지만, 첫 번째 생일은 더 의미가 깊다. 나이 30 넘게 먹은 우리는 이제 생일이 그리 특별하지 않은, 다른 날보다 조금 의미가 있는 날 정도가 되어버렸지만, 아기에게 생일은 그 자체로 '이뤄낸 업적' 같은 것일 테다. 돌잔치의 유래를 찾아봐도 과거에는 사망률이 높아서 돌을 못 넘기고 죽는 아기가 많았기 때문에, 1년을 무사히 넘긴 것을 기념하고 장수를 기원했다고 한다. 요즘은 (일상적으로) 아픈데 치료를 받지 못해 죽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돌은 의미가 있다. 태생적으로 질병을 갖고 태어난 아기나, 사고를 당하는 아기도 꽤 없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아기만 하더라도 몇 번 위험한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질식의 위험이었다. 평소 집에 오면 반지를 빼서 선반에 놓곤 했는데, 어느 날 집을 나서려고 반지를 찾는데, 반지가 없었다. 혹시나 그 앞에 앉아 있던 아기가 먹었을까 싶어서 입을 봤더니, 웃어 보이며 입 안의 반지를 보여주는데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급한 마음에 아이를 엎어서 들고 뒤통수를 치고 등을 쳐도 뱉지 않아, 다시 입에 손가락을 넣어 빼려는데 아이는 자꾸만 삼키려 했다. 겨우 입 안의 반지를 빼내었을 땐 안도감과 동시에 아기가 삼켰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하며 계속 소름이 돋았다.

 

세 번째, 기원

한 해 동안 잘 살아온 것에 대한 축하와 동시에,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기원을 한다. 건강은 물론이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 무엇을 이루며 살지에 대한 바람을 담는다. 

클로링
클로링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