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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나만의 업무 트래커 개발하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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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트래커? 왜?

2018년, 처음 회사 일을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신입이었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은 한 두 가지밖에 되지 않았다. 한 가지 업무로 장기간이 필요하다기보다는, 며칠 정도만 투자하면 완수할 수 있는 정도의 작은 업무였다. 그래도 회사에서 연구 직무는 업무 일지를 관리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어떤 업무를 했는지는 기록을 해야 했다. 회사 업무 일지 관리 페이지는 30분 단위로 한 줄 정도를 적을 수 있게만 되어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흐름이나 생각해야 할 점, 참고할 정보, 해야 할 일 등을 정리할 수 없는 게 아쉬웠다.

그렇게 2년을 보내고부터는 따로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하는 일도 다양해지고, 업무의 깊이도 더해졌다. 하루 이틀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한 두 달을 끌고 가면서 해야 하는 업무도 생겼다. PC를 2개 이상 쓰기 때문에 연동이 되어야 했고, 각종 Kanban 앱이나 웹 기반 To-do 리스트 등을 사용해봤다. 하지만 뭔가 불편했다. 그래서 MarkDown을 기록할 수 있는 Typora라는 앱을 발견해서, 그냥 그날그날 날짜와 업무 리스트를 적고, 필요에 따라 인링크를 하는 식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Label 기능도 쓰고 싶고, 무엇보다 인터랙티브 하게 예쁘게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2020년부터 작성해오고 있는 포맷... 추적성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이슈 트래커를 사용해볼까 생각도 했다. 이전 업무를 검색하고, 업무 간의 연계 또는 참조 기능도 사용해보고 싶었다. Redmine, Github Projects, YouTrack, Azure DevOps 등을 살펴봤다. 내가 원했던 이전 업무와의 연계 등도 가능하고, 간단한 업무 체크, 기간 설정, 상세 내용 기록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깔끔했다. 하지만, 제품별로 어떤 게 맘에 들면 다른 게 맘에 안 들고, 뭔가 좀 과한 데 싶은 게 있는 반면 이건 왜 없지? 싶은 기능들도 있었다. 그나마 베타 버전으로 새롭게 공개된 Github Projects가 괜찮아 보여서, 세 달 정도 사용했는데, 뭔가 영 불편해서 다시 MarkDown으로 회귀했다. 그 와중에 Typora는 베타 버전을 끝내고 유료가 되어서, Obsidian으로 이주했다. 기록하는 방식은 그대로다.

그래서 직접 만든다고?

언제까지나 계속 이렇게 아날로그를 겨우 벗어난 형태로 관리할 수는 없다. 그나마 회사에서 업무 일지를 시스템에 입력할 때, 내용에 큰 제약이 없어서 간단하게 작성하고 있다. 문제는 KPI 작성 및 평가를 할 때다, 어떤 일들을 했는지 한눈에 볼 수가 없으니 작년 또는 한 해의 기록을 살피고 정리하느라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가 된다. 그리고, 저렇게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연중에는 내가 어떤 식의 흐름을 가지고 업무를 하는지 손쉽게 알 수 없다. 그런 점이 업무 계획, 성장 계획을 세우는 데 걸림돌이 되는가 싶다.

회사에서 새로운 일을 맡아도, 처음이 낯설 뿐이지 하나하나 차근차근하다 보면 능력이 부족해서 못 하는 일은 딱히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돈이 없거나 시간이 없거나, 아니면 의지가 없거나...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못 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나한테 필요한 트래커를 만들어 볼까 한다. 내가 필요한 기능을 내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제공하는 트래커가 없으니, 만드는 수밖에. 근데, 나는 항상 생각은 했지만 의지가 없어서 못 만든 케이스다. 나름 GeekNews를 보면서 최신 기술 트렌드를 잘 따라가고 있다고 자부... 좀 한다. 그래서 Production 레벨은 아니더라도 개인 프로젝트로 쓸만한 툴들은 아니까. 잘 조합해봐야지.

어떻게 만들 건데?

오늘 낮에 외근 갔다가 일찍 퇴근하게 되어, 카페에 가서 아이패드로 대충 프로토타입 디자인을 그려보았다. InVision이라는 앱을 사용했는데, 처음 개발된 지 얼마 안 되어서 Early Access 버전 때 다운로드하여 놓았던 앱이다. 지난 주말에 프로토타이핑 툴을 검색했을 때 익숙한 이름이 보여서 기억해뒀는데, 이제 사람들이 추천할 정도로 발전한 서비스가 되었나 보다. 이젠 macOS 뿐만 아니라, iOS와 iPadOS, 그리고 웹 버전으로도 제공해서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InVision이 좋은 점은 Freehand 문서(화이트보드 드로잉)도 지원하고, Prototype 문서(이미지로 된 Screen에 클릭 영역을 설정하여 플로우와 인터랙션을 확인), Board 문서(여러 아이디어를 모아서 관리) 형식을 지원한다. 일단 나는 스크린을 그려놓은 게 없으므로, Freehand로 시작하였다. (스크린을 Freehand로 가져와, 플로우를 더 자세히 적을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Main View와 Day View, Label View를 그려보았다. 아직 생각해둔 기능도 별로 없지만, 일단 저것만 구현하더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편리해질 것 같다.

InVision의 Freehand 문서로 그려본 업무 트래커 예시


구체적인 요구사항과, 계획, 스케줄은 차차 정리할 예정이다. 일단은 드로잉을 해보면서 내가 어떤 기능을 필요로 하고, 어떤 UX로 구현이 되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아이디어가 충분히 나왔다 싶으면, 문서 형태로 정리해서 어떤 순서로 어떻게 구현할지 계획을 세울 것이다. 아이디에이션이 완료되면 정리해서 또 다음 글로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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