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말 작가인듯
작년 한 해 동안 블로그에 꽤 많은 글들을 썼다. 하나씩 세어 보면 공개된 글만 50개가 있다. 그 중에 정확히 절반인 25개를 내가 썼고, 나머지 절반을 아내가 썼다. 정말 소름 돋을 일이다. 발행일을 보면 주말에 몰려있다. 아무래도 평일은 출퇴근을 하면서 힘들기 때문에 집에와서 밥 먹고 쉬기 마련이었다. 몸이 지치다보니, 무언가 글을 써야겠다는 의지가 잘 생기지 않는달까.
하지만 금요일 저녁부터는 조금 예외다. 이제 주말이라는 생각에 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뭐라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주로 금요일 저녁부터 글감을 정리하고 쓰기 시작해서,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마무리하는 패턴이 많았다. 주말에 바쁘거나 내내 써도 시간이 모자르면, 조금 더 정리해서 주중에 발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1월에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무렵, 글쓰기가 꽤 재미있어서 이것도 쓰고, 저것도 쓰고 하다 보니 횟수가 더 많았다. 하지만, 2월에는 바로 급감해버리고, 밖으로 놀러다니기 바빴던 봄에는 그 횟수가 잘 늘지 않았다. 6월에는 글 갯수가 좀 더 많아보이는데, 아내가 베이비 페어 시리즈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카페, 음식점 간단 리뷰 같은 글도 시도해보았다. 그래서, 노력대비 횟수가 조금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아내의 배가 불러오면서 7-8월에는 잠시 주춤하다가, 아기가 태어나고나서 그 소회를 기록하는 글을 작성했다.
초반에는 블로그에 아직 흥미를 붙이지 못한 아내 대신에 내가 이것저것 가벼운 글을 쓰면서 갯수를 늘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살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나는 신변잡기적으로 여러 주제로 글을 가볍게 썼고, 아내는 주로 아기와 관련된 글을 많이 썼다. 나는 사람들의 검색에 잘 걸릴만한 정보성 위주의 글을 썼고, 아내는 본인이 생각하는 감정이나 느낌에 대해 썼다.
애드센스, 과자값 벌기
블로그 글쓰기를 하는 또 다른 목적 중 하나는 애드센스로 과자값 벌기다. 글을 10개정도 썼을 때부터 바로 심사 받은 뒤 한번에 통과하여 블로그에 광고를 붙여뒀다. 하지만, 몇 개월 동안은 수익이 전혀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6월부터 조금씩 수익이 나기시작했다. 한달에 1-2달러 정도씩 증가하다가 11월에는 4달러에 가까운 수익이 생겼다. 아무래도 그동안 아내가 써온 아기 관련 시리즈 글에서 유입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내가 쓴 후기를 카페에 소개해서 홍보가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모은 12.86달러, 즉 15000원 정도의 돈은 받을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애드센스를 사업자 계정으로 등록해놓았기 때문이다. 언제 왜 사업자 계정을 선택했는지 모르겠으나, 이럴 경우 개인 신분증으로는 지급 인증이 불가능하고, 계정 유형 변경도 불가능하다. 계정 유형을 변경하려면 이미 지급 보류된 내용을 해소해야 하는데, 지급 보류를 해소하려면 사업자 인증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결국 저 돈을 받으려면 개인사업자를 내고 사업자 등록증을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내일채움공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자를 내면 안 되는 몸이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아내 이름으로 개인 계정으로 새로 시작하였다. 12월부터 새로 시작했는데 그 한 달 간 3달러의 수익을 냈다. 아무래도 11월과 비슷한 효과에 연말 특수가 더해진 듯하다. 연말연시에 북한산 등산 가려는 사람들, 버킷리스트 쓰려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